관심 가는 장르소설 신간들을 골라 소개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2022년 2월~3월 신간을 메인으로 소개합니다.
당신의 간을 배달하기 위하여
박애진, 임태운, 김이환, 정명섭, 김성희 지음, 사계절, 2022년 3월
'옛이야기를 SF로 재해석'한다는 테마의 '고전xSF 앤솔로지'입니다. 심청전, 별주부전, 장화홍련전, 흥부놀부 (호랑이가 외계인으로 나오는 단편이 하나 있는데, 요약만 봐서는 원전이 뭔지 잘 모르겠네요) 등 우리에게 제법 익숙한 옛날 이야기들을 비틀어 실었다는 모양입니다. 과거와 미래를 결합하는 이런 시도들은 당장 떠오르는 『기기인 도로』 같은 작품집들을 통해서 계속 이루어져 왔는데요, 찾아보니 마침 필진이 상당 부분 겹쳐서, 연달아 읽으면 또 나름 재미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
우리가 다시 만날 세계
황모과 지음, 문학과지성사, 2022년 2월
2019 한국과학문학상 대상(「모멘트 아케이드」, 『밤의 얼굴들』 수록)을 수상한 황모과 작가의 첫 장편소설입니다. 1990년에 성행했던 여아 선별 임신중지를 모티브로 삼은 소설이라고 합니다. 지금, 지금이라서 더욱, 과거의 분위기를 되짚어봄으로써 생각할 만한 점들을 제법 찾아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지속가능한 영혼의 이용
마쓰다 아오코 지음, 권서경 옮김, 한스미디어, 2022년 3월
어느 날 '아저씨'들이 갑자기 소녀들을 보지 못하게 된다는 설정에서 출발하는 장편소설입니다. 띠지부터 책소개부터 모든 것이 성차별주의에 대한 비판, 그리고 현실에 저항하는 사람들의 연대를 그리고 있습니다. 앞에서 소개한 『우리가 다시 만날 세계』와 비슷하게 역시 지금 우리가 사는 이곳에 시사점을 던지는 소설이 아닐까 합니다.
여담이지만 개인적으로는 표지도 굉장히 마음에 듭니다.
솔라리스
스타니스와프 렘 지음, 최성은 옮김, 민음사, 2022년 2월
출간 소식을 듣고 '이걸요? 민음사에서요?' 했던 소설입니다. 나올 줄도 몰랐을뿐더러, 나오더라도 황금가지가 아니라 민음사에서 나올 줄은요. 이 작품은 예전에 한 번 읽었었는데, 워낙 쉽지 않아서 깊이 이해하며 읽기보다는 큰 줄거리를 파악하는 선에서 그쳤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번 판은 원어인 폴란드어에서 한국어로 직접 번역한 작품인 만큼, 조금이나마 더 이해하며 읽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같은 작가의 다른 소설인 『우주 순양함 무적호』, 작품집 『이욘 티히의 우주 일지』도 함께 출간되었으니 함께 읽으면 좋을 듯 합니다.
감정을 할인가에 판매합니다
신조하, 유이립, 임하곤, 최희라, 이세형, 클레이븐, 강윤정, 이성탄, 안리준 지음, 네오북스, 2022년 3월
SF 단편 앤솔로지입니다. 처음 작품을 발표하는 작가도 꽤 계시지만, 환상문학웹진 '거울'에서 이전부터 작품 활동을 하셨던 분들도 몇 분 참여하고 있습니다. 제목도 그렇고 책 소개를 보면 디스토피아를 테마로 하는 책인 듯 한데, 책 전면에 그런 테마가 드러나 있지는 않은 것 같기도 하고요. 작품의 공통점보다는 작가의 공통점으로 묶은 책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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